당하동치과, 충치 보이면 무조건 때워야 하나? 다양한 의견의 이유
선생님,
A 치과에서는 충치 3개를 치료해야 한다고 했고,
B 치과에서는 그냥 지켜보자고 하더라고요.
누구의 말이 맞는 걸까요?
지난주 목요일 오후, 30대 초반의 직장인 환자분이 당황한 표정으로 질문하셨습니다.
같은 치아를 검사했는데, 왜 이렇게 다른 주장을 할까요?
"혹시 A 치과는 과잉진료를 하는 걸까?"
"아니면 B 치과는 대충 보는 건가?"
"내 충치는 지금 당장 치료해야 하는 걸까, 아니면 기다려도 될까?"
이런 혼란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충치 하나 때문에 여러 치과를 돌아다니며 비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치료 방법이 매번 다르니 더 불안해지죠.
"도대체 누구의 말을 믿어야 할까?"
인터넷을 검색해보면 "초기 충치는 무조건 치료해야 한다"는 글과 "지켜봐도 괜찮다"는 글이 뒤섞여 있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질문이 남습니다.
정말 충치는 보이는 즉시 드릴로 치료해야 할까요?
사실 충치에 대한 오해는 이것만이 아닙니다.
"식사 후 3분 안에 양치해야 해요."

이 말은 어릴 적부터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으셨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역시 모든 상황에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경우에는 즉시 양치하는 것이 오히려 치아에 해로울 수 있습니다.
오늘은 충치 치료를 앞두고 계시거나,
충치 관리로 고민 중인 분들이
가장 혼란스러워하는 두 가지 진실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초기 충치는 정말 무조건 치료해야 하는가?
둘째, 식후 3분 이내 양치하는 것이 항상 옳은가?
이 두 가지만 제대로 이해하신다면, 불필요한 치료에 대한 걱정과 잘못된 관리 습관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저는 검단가온치과의 노경우 원장입니다.

오늘 제가 진료실에서 자주 설명드리는 내용을 여러분께도 전해드리겠습니다.
그러면 다음에 치과에 가셨을 때, 선생님의 설명이 훨씬 더 명확하게 이해되실 것입니다.
초기 충치 = 무조건 치료? 이제는 달라졌습니다.
충치가 보이면
당연히 치료해야 하는 것 아닐까요?
20년 전에는 맞는 말이었습니다.
과거에는 충치가 발견되면 크기와 상관없이 드릴로 갈아내고 치료하는 것이 표준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치의학이 변화했습니다: 리스크 기반 관리
현대 치의학은 "무조건 치료"에서 "위험도 평가 후 관리"로 패러다임이 바뀌었습니다.
무슨 뜻일까요?
쉽게 말하면, 충치가 얼마나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먼저 평가한다는 것입니다.
충치에도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초기 비와동성 우식 (White Spot Lesion):
겉으로는 하얗거나 변색된 점처럼 보이며, 아직 구멍이 뚫리지 않은 상태입니다.
법랑질에만 국한됩니다.
정지 우식 (Arrested Caries):
진행이 매우 느리거나 멈춘 상태로, 관리를 통해 계속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이런 초기 충치는 드릴 없이도 치료가 가능합니다.
"그럼 어떻게 치료하나요?"
재광화 유도라는 방법이 있습니다.
재광화란 약해진 치아 표면에 칼슘, 인산염, 불소 같은 무기질을 공급하여 다시 단단하게 만드는 과정입니다.
마치 금이 간 벽에 시멘트를 채워 넣는 것과 비슷합니다.
구체적으로는:
- 식이 조절: 단 음식, 산성 음식 줄이기
- 불소 도포: 정기적으로 치과에서 불소 바르기
- 구강 위생 개선: 올바른 양치 습관
이 세 가지만 잘 지켜도 초기 충치는 더 이상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충치의 진행 속도는 개인마다 다릅니다.
"그럼 내 충치는 빠른 건가요, 느린 건가요?"
이게 핵심입니다.
같은 크기의 충치라도 환자에 따라 진행 속도가 다를 수 있습니다.
무엇이 영향을 미칠까요?
- 나이: 어린아이들은 충치 진행이 빠를 수 있고, 성인은 상대적으로 느립니다.
- 식이 습관: 사탕, 탄산음료를 자주 먹으면 진행이 빠르고, 균형 잡힌 식사를 하면 느려집니다.
- 양치 습관: 하루 3번 꼼꼼하게 닦으면 느리고, 대충 닦거나 자주 빼먹으면 빠릅니다.
또한, 한 가지 더 중요한 요소가 있습니다.
침의 역할: 체질의 차이
침이요?
네, 맞습니다.
침은 충치 진행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 침이 끈적하고 양이 많은 사람: 치아에 잘 묻어있고 재광화가 잘 일어납니다. 충치가 덜 생깁니다.
- 침이 묽고 양이 적은 사람: 치아가 자주 마르고 재광화가 잘 안 되어 충치가 더 잘 생깁니다.
이건 타고난 체질이라 억울할 수 있지만, 알고 나면 대처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치과의사는 어떻게 판단할까요?
바로 충치의 활동성(Caries Activity)을 봅니다.
- 이 충치가 지금 활발하게 진행 중인가?
- 아니면 멈춰있거나 매우 느리게 진행되고 있는가?
이 판단은 치과의사의 임상 경험과 주관적 판단에 크게 의존합니다.
그래서 치과마다 의견이 다를 수 있습니다.
"아, 그래서 A 치과와 B 치과가 다르게 말한 거구나!"
맞습니다.
어떤 선생님은 "이 정도면 활동성이 낮으니 지켜보자"고 판단하고,
어떤 선생님은 "혹시 모르니 지금 치료하자"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둘 다 틀린 것은 아닙니다.
임상적 판단의 차이입니다.
식후 3분 안에 양치? 항상 좋은 건 아닙니다.
"하루 3번, 식사 후 3분 이내, 3분 동안. 3-3-3 법칙!"
학교 다닐 때 배우셨죠?
이 법칙은 일반적인 식사 후에는 맞습니다.
밥, 면, 빵 같은 탄수화물을 먹으면 입안이 산성화되고, 그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충치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빨리 양치하여 음식물을 제거하고 산성을 중화시키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모든 음식이 동일하지는 않습니다.
특히 산성도가 강한 음식을 먹었을 때는 상황이 달라집니다.
산성 음식 후 즉시 양치하면 오히려 위험할 수 있습니다.
어떤 음식들일까요?
- 탄산음료 (콜라, 사이다)
- 과일 주스 (오렌지, 레몬)
- 식초가 들어간 음식
- 에너지 드링크

이런 음식들은 pH 5.5 이하로 매우 강한 산성을 띱니다.
산성 음식을 먹으면 치아 표면(법랑질)이 일시적으로 약해집니다.
마치 비에 젖은 종이처럼 말랑말랑해지는 것과 같습니다.
이 상태에서 칫솔로 문지르면 어떻게 될까요?
치아가 마모될 수 있습니다.
치약 속 연마제와 칫솔의 물리적인 힘이 약해진 에나멜 표면을 긁어내는 것입니다.
이걸 치아 침식(Erosion)이라고 합니다.
충치(Caries)와는 다른 문제입니다.
충치는 세균이 치아를 녹이는 것이고,
침식은 산이나 물리적 힘이 치아를 닳게 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산성 음식을 먹었다면, 30분에서 1시간 기다린 후 양치하세요.
왜 기다려야 할까요?

침이 산성 성분을 중화시킬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입안의 침은 놀라운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산성을 중화시키고, 약해진 치아를 다시 단단하게 만들어줍니다.
"그럼 30분 동안 그냥 있어야 하나요?"
아닙니다.
물로 입을 헹구세요.
산성 성분을 일차적으로 씻어내는 것입니다.
그리고 30분 후, 침이 어느 정도 중화 작업을 마친 후에 양치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제 정리하겠습니다.
초기 충치는 무조건 때워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3-3-3 법칙은 모든 음식에 적용되지 않습니다.
매일 환자분들을 만나며 느끼는 점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불안은 '정확히 모르기 때문'에 생긴다는 것입니다.
"충치 하나 때문에 치과를 세 군데나 다녀야 하나?"
"도대체 누구의 말이 맞는 걸까?"
이런 혼란이 쌓일수록 치과 가는 것이 두려워집니다.
하지만 오늘 이 글을 읽으신 여러분은 다릅니다.
이제 치과 선생님이 "지켜봅시다"라고 말씀하셔도, 그 의미를 아실 것입니다.
그리고 탄산음료를 마신 후에는 바로 양치하지 않고 30분 기다리는 것이 왜 중요한지도 이해하실 것입니다.
충치 치료는 단순히 구멍을 메우는 것이 아닙니다.
위험도를 평가하고 관리하는 과정입니다.
오늘도 건강한 치아로 맛있는 식사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검단가온치과 노경우 원장 드림.
